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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란 여자 이런 여자 오불이가 내가 한국에 없을 때 감기를 심하게 앓았는데, 그 때 생긴 기침이 쉬- 사라지지 않았다. 툭하면 콜록콜록 거리길래, 키스를 하고 싶어도 그 비주얼을 보면 하고 싶은 마음이 싹 가시기에, 특단의 조치를 내렸다. 는 건 뻥이고, 나란 여자는 다정다감하고 사려깊은 여자이기 때문에 ㅋㅋ 추운 날씨를 이겨내고 이번 주에 본가에 내려가 집안 대대로 전해오는 레시피로 탕약을 지었다. 잘 익은 잘생긴 주황색 호박을 골라 꼭지를 따고 씨를 버리고, 그 안에 배, 콩나물, 은행, 도라지, 대추 등을 넣고 약불에 중탕으로 6시간 이상 고아 충분히 영양분이 우러나면 그 뜨거운 것을 손으로 꾹꾹 눌러 남은 한방울까지 짜내는 과정이다. 타면 안되니까 계속해서 냄비를 체크하며 중탕물을 넣어줘야한다. 완성될 때까지는 어디에.. 2011. 1. 20.
루앙프라방 이젠, 루앙프라방하면 황금색과 주황색이 절로 떠오른다. 역시, 우린 쌀 문화권! 온 가족이 달려들어 가내수공업으로 만들고 있었다. 학교에 가보기도 하고 :) 마침, 한 학교에선 한국봉사자들이 와서 서로 자국의 문화를 보여주는 친선공연을 하고 있었다. 이런 딸, 아들을 낳아야 한다!!!!!!!!!!! 루앙프라방에서 내 발이 되어준 자전거 여행 중 탔던 자전거 중에서 제일 좋은 거였다. 자전거로 쏘다니며 본 풍경들 루앙프라방에만 한 달을 머무는 여행자를 봤는데, 그가 발견한 루앙프라방의 매력은 내가 느낀 것과 사뭇 다르겠지? 내게 있어 이 공간은 자전거를 타고 휘휘 돌아보기에 좋고, 때마다 마주치는 풍경은 따뜻하고 아름답다는 정도. 어디를 가도 조용해서, 심지어 야시장도 의젓해서, 고요함을 온 몸으로 느끼고.. 2011. 1. 20.
버스가 멈춘 곳 루앙프라방에서 방비엥 가는 길. 가장 라오스다웠던 이 마을의 발견은 고장나서 멈춘 버스 덕. 스피드보트부터 이 버스까지, 이동할 때마다 무슨 마가 낀 것 같다. 하지만 인생의 길흉화복을 누가 섣불리 판단할 수 있겠는가 그 마가 이렇게 좋은 추억을 가져왔는 걸! :) 우리는 그 사람들이 신기하고 그들은 우리가 신기하고 ㅎㅎ 서로가 서로를 구경하는 상황속에서 말은 안통하니까 그냥 쓰-윽 웃고마는, 적당한 친밀감. 아직, 진짜 미소가 살아있는 이 곳을 만나 난 정말 행운이다. 2011. 1. 20.
이태원 패션5 방문기 예배를 드리고 언제나처럼 교회에서 점심을 먹었다. 우리 교회 밥으로 말할 것 같으면, 쌀밥, 김치, 콩나물, 김, 북어국이 전부인 단촐한 식단임에도, 밥의 양만큼은 결코 단촐하지 않은 인심짱 머슴밥. 반찬의 양은 언제나 아슬아슬한 수준으로 배식되어 밥과의 적절한 안배를 계산해서 먹어야만 하는 늘 아쉬움이 남는 구성. 조미료 없이 최고의 맛을 선보이는 건강식. 그 많은 양을 만드는데도, 흐트러진 맛을 절대 보이지 않는 놀라운 레시피. 사진으로 보면 보잘 것 없지만 일단 입에 넣으면 광속으로 퍼먹을 수밖에 없는 그런 밥. 단 한번도 1개의 잔반도 허용치 않았던, 오빠와 나의 프라이드가 담겨있는 자긍심 쩌는 밥. 허나 이런 밥도 한가득 가져와 5분만에 끝냈으면서도 어딘지 모르게 성에 차지 않은 나는, 달디단 .. 2011. 1. 17.
스피드보트 vs 슬로우보트 짧게는 한 달 사이에 휙휙 변하는 게 현지 사정이지만, 이것만은!!!! (내가 가장 피를 본 사건이므로) 혹시나 구글링으로 여행정보를 찾다가 우연찮게 내 블로그에 들르시는 분들께 꼭 알려야겠단 생각에 써본다. 태국에서 라오스를 갈 때 여러 방법이 있는데, 나는 치앙콩에서 보트를 타고 루앙프라방으로 들어가는 것을 택했다. 태국 농카이에서 수도 비엔티안으로 가는 방법도 있으나, 라오스의 주요 관광지로 꼽히는 루앙프라방, 방비엥, 비엔티안 중에서 비엔티안이 수도라서 여러모로 교통편이 좋기 때문에 다른 나라로의 이동을 고려하면, 비엔티안을 마지막으로 가는 것이 합리적이고, 세 도시의 입지를 고려하면, 북쪽부터 시작해서 루앙- 방- 비엔 순이기 때문에 루앙프라방으로 먼저 들어가는 것이 여행루트상 좋다고 생각했기 .. 2011. 1. 13.
언제까지 그럴 것 같아요? 그리하여 어느 날, 사랑이여 -최승자 한 숟갈의 밥, 한 방울의 눈물로 무엇을 채울것인가 밥을 눈물에 말아먹는다 한들 그대가 아무리 나를 사랑한다해도 혹은 내가 아무리 그대를 사랑한다해도 나는 오늘의 닭고기를 씹어야하고 나는 오늘의 눈물을 삼켜야 한다 그러므로 이젠 비유로써 말하지 말자 모든 것은 콘크리트처럼 구체적이고 모든 것은 콘크리트 벽이다 비유가 아니라 주먹이며, 주먹의 바스라짐이 있을 뿐, 이제 이룰 수 없는 것을 또한 이루려 하지 말며 헛되고 헛됨을 다 이루었다고도 말하지 말며 가거라, 사랑인지 사람인지, 사랑한다는것은 너를 위해 죽는 게 아니다 사랑한다는것은 너를위해 살아, 기다리는것이다 다만 무참히 꺾여지기 위하여 그리하여 어느날 사랑이여, 내 몸을 분질러다오 내 팔과 다리를 꺾어 네 꽃 .. 2011. 1. 8.
잃어버린 유년시절의 꿈, 샤갈 Chagall 퐁피두 센터 전시회에서 딱 한 점 보았던 샤갈의 그림 . 고운이와 감상하러 갔었는데, 창피한 줄도 모르고 실제로 본 샤갈 그림 앞에서 눈물을 질질 흘렸던 기억이 난다. 아! 유아적이면서도 아름다우며, 몽환적이고 환상적이었던 샤갈! 나중에 샤갈이 다시 한국에 오면 꼭 보러 가야지 하고 결심했었다. 그 샤갈이 한국에 온 줄 모르고 있었다가, 아침에 인터넷으로 전시회 검색하다가 알아내고는 오늘 당장 보러 갔다 왔다. 오후 4시부터 감상 시작해서 폐관하는 9시 가까이까지 있다 왔는데, 나한테 시각이 있음이 진심으로 감사할 정도로 아름다운 색채들의 잔치였다. 그 독창적인 구도하며, 상상할 수도 없었던 표현력!! 수준 높은 어린애의 낙서라고 생각될 수도 있는, 한편의 동화같은 세계에 다녀온 기분이다. 오색찬란했던 .. 2011. 1. 6.
앙코르와트의 승려들 한 폭의 그림 같아 얼른 사진을 찍어두고 있는데, 스님들이 먼저 말을 건다. "Where are you from?" 한국에서 왔다고 답하고 몇 마디 더 주고 받았는데, 스님들이 자기들 옆에 앉아서 대화를 하잔다. "정말요?? 고맙습니다~." 이게 웬 횡재냐 싶어 냉큼 앉아 룰루랄라 대화를 다누었다. 그 중 한 스님은 자기의 스승이 한국인 승려라서 한국어를 조금 한다고 했고, 능숙하게 자기 소개를 한국어로 했다. 그 한국어 스님은 김_현_민을 닮았다. 카카오톡으로 숙소 가자마자 전송해줬지ㅋㅋ 앙코르와트의 승려들이니, 나름 브랜들있는 사람들이라고 추켜세우면서~~ 즐겁게 담소를 나누고 있었으나, 관광객들이 스님들 사진을 찍으려고 와글와글 몰려들어서, 서둘어 일어났다. 내가 일어나자마자 바로 중국여인네가 낼롬 .. 2011. 1. 6.
그리하여 여행은 계속 되었다 생을 촛불에 비유를 많이들 하는데, 나도 같이 비유를 해보자면 내 생의 의지는 위태위태 바람에 흔들리며 언제 꺼질지 모르는 상태였고, 초의 심지는 손가락 한마디 만큼도 안 남아 있었다. 그 때 엄마를 찾아가서 공원벤치에서 통곡을 했고, 서울에 올라오자마자 내 안에서 뭔가 탁! '그냥 다 때려치고 떠나버려' 라는 목소리가 올라와 그게 내 등을 떠밀어서 어쩔 수 없이 나갔다. 즐거운 마음으로 쉬러가는 여행이 아니라서 그랬는지, 비행기도 놓치는 대사건을 저지르긴 했지만, 아무튼 결과적으로 이번 여행은 꽤 시기적절했다. 모자이크퍼즐을 맞추다가 몇개의 조각이 헷갈려서 완성을 못하고 우왕좌왕 전전긍긍하다가 여행 덕에 머리가 완전히 리프레쉬 되어서 그 헷갈렸던 조각들이 다시 다 달라보이고 그 놓여야할 위치가 선명하게.. 2011. 1.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