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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강하는각막> 동남아 시리즈 다들 아시는 나의 초스피디 급한 걸음을 일순간 멈추게 했던 작은 인연들을 소개합니다! :) 헤헤 여행사진은 몇 장 빼고는 다 5M 용량이니까 사진을 클릭해야 제대로 볼 수 있답니다! 방콕의 한 주택가에서 만난 고양이들. 한낮엔 사람도 동물도 다 늘어져있다. 이 녀석만은 부지런히 어딘가를 향해 고고씽! 우리 제제가 길에서 왠지 이런 포스냥이었을 것 같아. 너무나 해학적으로 생겨서, 한 번 보고 두 번 보고, 자꾸만 보게 됐던 너. 보자마자 푸시식 웃음이 나왔던, 이마 정중앙에 떨어진 똥방울 더워서 죽으려고 했던 네게 뭐라도 주고 싶었지만 네가 그 얼굴로 따라올까 무서워서 관뒀단다. 방콕 주말 시장 '짜뚜짝'에서 만난 동물들 중에 제일 불쌍했던 개 네가 도대체 왜 이 더운 나라에 와서 '개'고생이라니! 주인.. 2011. 1. 3.
소설 복선은 결말을 암시하지만, 인생은 소설과 다르다! 요즘 내 정신상태가 영 메롱했는데 일이 드디어 터졌다. 거두절미하게 얘기해서, 비행기를 놓쳤다. 이 기분을 어떻게 설명해야할지 모르겠다. 비행기를 놓쳐본 사람만이 알지. 덧붙여, 심하게 창피하기도 했다. 내가 일흔살 먹은 어르신도 아니고 멀쩡한 이십대 젊은이인데, 비행기 탈 때는 일찍 가야한다는 것도 몰라서 늦게 도착해서는 중국동방항공과 중국국제항공을 헷갈려하며 창구도 간신히 찾아가고, 심지어는 비행기를 놓치기까지 하다니! 오늘 내 차림새도 완전 루저의 복장이었는데, 예쁘고 늘씬한 여자승무원 앞에서 심하게 모자란 모습이나 보이며, 해결책이나 강구하다니! 기분 쉣이었다. 공항구석의자에 내 육신을 살짝 걸쳐놓고, 잠시 멍을 때렸다. 멍을 때리고 나자 곧바로 찾아온 것은 극심한 자괴감. 내가 너무 바보같고 화.. 2010. 12. 7.
소비가 아닌 '투자'라고 생각해야 속이 안 쓰린 여행준비 1. 여행 배낭 인터넷 정보를 간추리니, 한 달 정도 여행엔 오십리터 정도는 들어줘야 한단다. 숫자바보인 나는 직접 봐야 감이 잡히겠기에 고속터미널 신세계 백화점으로 무거운 몸을 이끌고 나갔다. 인터넷평으론 오십리터는 여자한테 너무 크다고 하는데 직접 보니까 내 키에 오십리터는 큰 무리가 아니더라. 자전거 살 때도 그렇고 배낭 살 때도 그렇고 키가 큰 편인 게 쏠쏠한 장점이 되는 듯. 가 그나마 오십리터 이상급도 여성스러운 디자인이 있길래 이리 메어보고 저리 메어보는데, 그 집 총각직원이 슬쩍 귀띔을 한다. "사실 진짜 A급 배낭은 저 앞집의 그레고립니다. 가격은 두 밴데 값을 해요. 저도 하나 있는데, 기왕 사실 거 거기도 한번 보고 오세요." 그레고리??? 첨 들어봤는데? 스마트폰으로 검색을 하니 3.. 2010. 12. 3.
풀꽃같은 그대의 이름은, 연인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 나태주의 시, 한 눈에 예쁘고 멋진 사람도 근사하지만, 자세히 봐야 예쁜 건 더욱 소중한 것. 셀카가 난무하고 자기애가 하나의 이데올로기로 자리잡은 시대에, 나 외 타인을 오랜 시간을 들여 자세히 바라보게 됨은 그것 자체로 흔치 않은 경험.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그 한 줄에 난 왜 그리 가슴이 짠해지고 눈에 물이 찼는지. 나는 우리가 자세히 보아야만, 오래 보아야만 알 수 있는 그런 매력을 지니고 또 서로가 그것을 알아채고 소중히 여길 수 있어서 행복해. 지금 이 순간만큼은, 장미가 아닌 풀꽃이라 행복해. 2010. 11.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