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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도로휴게소

앙코르와트의 승려들

by 기름코 2011. 1. 6.



한 폭의 그림 같아 얼른 사진을 찍어두고 있는데, 스님들이 먼저 말을 건다. "Where are you from?"
한국에서 왔다고 답하고 몇 마디 더 주고 받았는데, 스님들이 자기들 옆에 앉아서 대화를 하잔다.
"정말요?? 고맙습니다~." 이게 웬 횡재냐 싶어 냉큼 앉아 룰루랄라 대화를 다누었다.
그 중 한 스님은 자기의 스승이 한국인 승려라서 한국어를 조금 한다고 했고, 능숙하게 자기 소개를 한국어로 했다.
그 한국어 스님은 김_현_민을 닮았다. 카카오톡으로 숙소 가자마자 전송해줬지ㅋㅋ
앙코르와트의 승려들이니, 나름 브랜들있는 사람들이라고 추켜세우면서~~






즐겁게 담소를 나누고 있었으나, 관광객들이 스님들 사진을 찍으려고 와글와글 몰려들어서, 서둘어 일어났다.
내가 일어나자마자 바로 중국여인네가 낼롬 앉아 사진을 찍더군.






하도 관광객들이 많이 몰려들어서, 그 앞에서 뻘쭘하게 서있다가 제대로 인사도 못하고 헤어졌는데
앙코르와트 관광을 마치고 내려가는 길에 그 승려들과 다시 한번 마주쳐서 반갑게 인사했다.

20대 초반이었던 그 승려들은 수줍게 당신과 같이 사진을 찍어도 되냐고 묻더니 본인들의 휴대폰을 꺼내들었다.
세상에 스님들이 카메라 휴대폰을!!! ㅋㅋㅋㅋ
어쩐지 자기들끼리 셀카 찍으며 놀 것 같아서 웃음이 터져나오는 것을 꾹 참았다.  
나도 내 카메라를 꺼내서 같이 찍자고 했다.

그래서 찍게 된 사진은 요것이다.
초상권을 고려하여 작게 줄였다.
그 분들 카메라 속에서 난 어떻게 찍혔을라나? 제발 화소수가 낮아서 뭉그러져서 '대충 보면 미녀'처럼 나왔길...ㅜㅡㅜ






스님들과 이메일 주소를 교환하고, 꼭꼭 연락하기로 약속했다. 한국에 돌아가면 제일 먼저 메일 보낼 사람들은 당신들!! 이라고 결심했는데 참으로 고맙게도 한국에 오니까, 이들이 보낸 메일이 먼저 도착해 있었다.



HEllo , Yang

how are you ? Where you've been ? remember me ? we met at Angkor ! and you took some pictures of ours ,
now , are you in your country or others ?
you know , it is the first time for me that talked to the korean girl as you , you are so so friendly and look so kind ,actually i used to met korean people but i did not talke to them because i did not learn korean language , i just know how to speak english and they do not speak english , but you are speak english very well .hey.:! it was a good travel , wasn't it?
i'm looking forward to hearing from you back.

sincerely
Seyha




확인하자마자 바로 답메일을 보냈고, 이 분들로부터 또 답메일이 왔다.
아마 계속해서 이 분들과 연락하게 될 것 같다. :)
캄보디아에서 살아가는 승려들의 삶은 어떤지 짧은 영어로 잘 물어봐야지.

이 분들을 생각하면, 속이 간질거리고 기분이 좋아진다.
여행지에서 현지인, 그것도 승려들과 계속 연락하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캄보디아를 예정과 달리 뒤늦게 가게 됐기에, 이런 기분 좋은 우연도 만날 수 있었던 거겠지?
그러니 계획대로 일정 안 됐다고 투덜대지 말아야겠다. 다 부질없다.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