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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세] 많이 컸다 # 스스로 읽는다 2022년 3월 27일 일요일부터 드디어 해찬이가 자기 전에 엄마한테 책 읽어달라는 소리를 안 했다. 책장에서 혼자 책을 뻬오더니, 혼자 다 읽고 나서는 "이제 다 읽었다!" 하더니 자리에 누웠다. 드디어 나도 책 읽어주기 해방이다!!! 벌써부터 집돌이 기질이 다분한 해찬이는 주말 내내 날씨가 너무 좋은데도 불구하고 놀이터 한 번 간 것 외에는 밖에 나가려고 하질 않았다. 집에서 책 읽는 걸 좋아해서 다행이다 싶다가도 나처럼 밥 먹고 누워서 책만 읽다가 뱃살대왕이 되지는 않을까 걱정이다. 초등학교까지 1년 남았다. 아이는 벌써 이렇게나 커서 엄마한테 책 읽어달라는 소리도 안 하게 되었다. 엄마가 귀찮아하는 걸 느꼈나? ㅎㅎ 엉겨붙는 7세 어린이가 귀찮기는 하지만 지금 말고는 놀 시간이 .. 2022. 3. 28.
[7세] 장기 똥구멍 때리기 놀이 동네 문방구가 곧 문을 닫는단다. 동네 친한 엄마가 알려줘서 알았지, 전에는 우리 동네에 문방구가 있는 줄도 몰랐다. 폐업 전에 세일한다길래 선거 날 아들래미랑 킥보드 타고 문방구 구경을 나섰지. 소소한 잡동사니들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정체 불명의 장난감들은 구경만 해도 재밌다. 나 때만 해도 문방구에서 문제집도 엄청 많이 팔았는데 그런 건 전혀 없었다. 구석에 쌓여있는 리코더 보니까 진짜 옛 생각 새록새록. 사려는 계획이 조금도 없었던 하모니카를 (사장님의 뽐뿌질과 대폭 할인으로) 사고, 장기판도 사고~ 뾱뾱이 달린 활 같은 걸 총알로 쓰는 장난감 총도 샀다. 아폴로도 보이길래 사먹음. 다시 초딩 시절로 돌아간 듯한 기분이 들었다. 초등학생 때와 달리 자신있게 여기저기 둘러보면서 사고싶은 거 마.. 2022. 3. 19.
요즘 좋아하는 것 아들이 일어나기 전에 후딱 쓰는 일기. 이렇게 틈날 때마다 꼭 써야지! ㅠㅠ #김동식 작가 김동식에 빠졌다. 도서관에서 김동식 단편집을 모조리 빌려다 읽는 중이다. 김동식 작가의 글을 어떤 장르라고 해야할지 모르겠는데, 작가 본인은 초단편 소설이라고 명명한다. 짧은 단편 안에 세상을 성찰하는 우화가 기가 막히게 잘 들어가 있다. 도대체 끝이 어떻게 끝날까? 궁금해하면서 읽다보면 대개 재미난 반전에 소름이 끼치고 가끔은 실소가 나온다. 어린 시절 스필버그의 어메이징 스토리를 즐겨보고 로알드 달의 뒷목 서늘한 반전이 있는 단편 소설을 좋아했던 사람이라면 김동식도 무조건 좋아할 것이다. #식물 여러 계기로 식물 키우기에 빠졌다. 넓어진 집을 꾸미기 위해 인스타를 통해 모르는 이들의 집들을 구경하다가, 식물이 .. 2022. 3. 14.
[7세] 아기와 어린이 사이 "엄마, 일곱 살까지는 아기야!" 어느덧 일곱 살이 된 해찬이. 본인이 불리할 때는 아직 아기임을 앞세운다. 그 모습이 못내 귀엽다. "나는 세상에서 아빠가 제일 좋아. 엄마는 아빠만큼은 안 좋아!" 그렇게 말해놓고는 놀 때는 엄마만 찾는다. 아빠랑 노는 건 재미없고 엄마랑 놀아야 재미있다고 한다. 아, 정말 짜증난다. 주말에도 계속 나한테만 엉겨붙는 아들을 떼어놓고 제발 아빠랑 좀 놀라고 사정했다. 스포츠도 놀이도 나보다 다 젬병인 남편이랑 사는 게 짜증이 난다. "나도 두발자전거 사줘!" 승민이에게 물려받은 밸런스바이크를 앞바퀴가 휘어질 때까지 탔다. 이제 두발자전거 타도 되겠는데? 라는 나의 일백 번쯤 반복된 말에 세뇌가 됐는지, 본인이 먼저 두빌자전거를 사달라고 한다. 동네 자전거포에서 몇 개를 .. 2022. 3. 13.
책 <가부장제와 자본주의> - 1 친구들과 를 가지고 독서모임을 하고 있다. 이 책은 내게 너무 어렵다. 이 주에 한 챕터씩 읽는 꼴인데도, 내용을 따라잡기가 버겁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러 구절들이 나의 생각을 되돌아보게 만들었다. 자본이 만들어낸 임금노동자와 임금노동자가 아닌 사람들 사이의 인위적 구분과 서열화를 거부한다. 자본이 사람을 임금노동자로 만들어 복속시키는 방식으로 자본은 임금노동자와 임금노동자가 아닌 다른 프롤레타리아 사이에 틈을 만든다. 임금노동자가 아닌 이들은 사회적 생산에 직접 참여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사회적 저항운동의 주체가 될 수 없다고 간주된다. - 달라 코스타(1973년)의 말 인용, 98p 나는 이 문장에 한참을 머물렀다. 나는 이 문장을 읽기 전까지 내가 페미니스트인줄 알았다. 그런데 나는 그저 자본.. 2022. 2. 6.
[6세] 아들의 소원 = 엄마, 내가 소원 말해줄까? 아무한테도 말하면 안 돼. + 소원이 뭔데? 왜 아무한테도 말하면 안 돼? = 소원은 다른 사람한테 말하면 안 이루어져. 가족한테만 말할 수 있어. 내 소원은 아빠랑 매일 같이 자는 거야. + (주말부부의 슬픔을 느끼며) 해찬아, 엄마도 소원이 있어. 해찬이한테만 말해줄게. (다가가서 귀에 소근소근) 엄마 소원은 해찬이가 건강하고 행복하게 사는 거. = (내 입에서 자기 귀를 떼더니, 급정색) 그러면 나한테 소리지르면 안 되는데? + (나도 급정색) 그럼 해찬이도 엄마 말 잘 들으면 되는데? 2021. 12. 14.
2022 토정비결을 봤다! 와, 좋다! 좋은 것만 기억하며, 내년 한 해도 열심히 살아야지! 나 자신 파이팅! 2022 총론 밤새 얼어붙었던 가슴 섶을 풀어헤치고 훈훈한 숨을 토해내며 마침내 힘차게 기지개를 켭니다. 언 강물 위에 하얀 발목을 조심스레 적셔보니 이미 봄이 찾아 와서 몸이 힘들지 않고 청아한 기운만을 받으실 것입니다. 얼었던 강물이 녹아 마음을 적시니 대지에 풀들도 그 향기로 보답하는 시기입니다. 들판에 꽃이 만개하니 나의 부귀와 영화를 상징할 것이요. 봄은 작은 씨앗 하나만 가지고도 풍요로운 가을의 수확을 꿈꾸는 부푼 처녀의 가슴과 같습니다. 어렵다고 생각한 일들은 이미 지나간 일들이고 새롭게 찾아올 기회만 생각하라는 뜻입니다. 과거의 어려움이나 고난은 성공을 위한 밑거름이 될 것이니 앞으로는 사소한 일이라도 반드.. 2021. 12. 7.
[6세] 2021년 11월 어록 # 썩은 철바퀴 냄새 엘리베이터 청소 후 남은 락스 냄새를 맡더니, "엄마, 썩은 철바퀴 냄새가 나." 락스 냄새를 썩은 철바퀴 냄새라고 표현하는 감각에 감탄했다. # 악기 손가락으로 종이박스 접힌 면을 퉁퉁 튕기며, "엄마, 모든 건 악기가 될 수 있는 거 알아? 지금 내가 탁탁 소리를 내지? 이건 내가 이 박스에서 내는 소리야. 잘 들어봐. 탁탁, 악기 소리 같지?" 그러면서 고개를 좌로우로 까딱까딱한다. # 보물 퇴근 후 침대에 자빠져 누워서 뒹굴거리고 있는데, 해찬이가 거실에서 놀다가 안방으로 들어오더니, 나를 쳐다보며 이렇게 말했다. "보물이 여기 있네!" # 한참 남았지 = 미국 가고 싶다~. 엄마는 미국 가본 적 있어? + 엄마는 가 봤어. 중학생 때 가 봤지. 대전 할머니가 넓은 세상 보고.. 2021. 11. 22.
[신문기사] 직장인은 왜 불행할까? https://www.chosun.com/economy/mint/2021/10/15/PWZYJPPBI5H3NPPAGD67SPFNEQ/ [WEEKLY BIZ] 사표 품고 다니는 당신, 직장 변경보다 직무 변경을 고민하라 WEEKLY BIZ 사표 품고 다니는 당신, 직장 변경보다 직무 변경을 고민하라 불행한 직장인을 위하여 美 인생 설계 전문가 버넷·에번스의 조언 www.chosun.com 자율성, 숙련도, 관계성. 2021. 10.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