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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쁨이란 무엇인가? 해찬이가 초등학교 갈 때까지 시터 안 쓰고 오로지 내 힘으로 키웠다. 운동할 시간은 당연히 없었고, 나를 제대로 챙겨줄 여력이 조금도 없었다. 1월부터 월~목까지 2시간씩 시터를 쓰면서 퇴근 후에 바로 운동을 갔다. 남편이 오는 금요일에도 토요일에도 운동을 빠지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점심 먹고 나서는 회사 헬스장에서 걸었다. 아침은 원래대로 간단히 먹고 점심은 구내식당에서 골고루 소식, 저녁은 운동 후에 단백질 위주로 간단히 섭취. 그 결과는? 4개월 동안 체중을 10kg 감량했다. 근육량은 그대로고 순수 체지방만 팍팍 줄였다. 허리는 4인치 이상 줄었다. 스트레칭도 꾸준히 했더니 이제 엎드리면 손가락이 발 끝에 닿는다. 처음에 닿았을 때 눈물이 다 나올 뻔했다. '하면 되는 구나! 꾸준히 하는 게 정말.. 2023. 4. 29.
2023년 1분기 기록 이직하고 정신없이 시간이 흘렀다. 입사 후 한 달 반 동안 명절에도 주말에도 일했다. 이직한 게 정말 후회될 지경으로 바빴다. 업무 스트레스 때문에 아이와 남편에게도 온갖 신경질을 부리며 상처를 줬다. 해찬이가 나를 보고 답답해서 한숨을 쉬며 눈물까지 흘렸을 정도다. 이제 이직한 지 3달하고도 보름이 지났다. 정말 잘한 선택이 맞나 의심스럽지만, 남편이 빨리 해외 발령 받아서 주재원으로 나가서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지만, 어쩌겠는가. 내가 한 선택인 것을. 기존 회사에 계속 있었으면 연차 더하기 매달 금요일 휴가까지 합해서 유급 휴가만 한 달인데 ㅎㅎ 암튼 고생을 사서 하는 꼴이네. 해찬이는 초등 생활에 잘 적응하고 있다. 해찬이를 키우면서 가장 잘한 선택이 해찬이를 공동육아에 보낸 거다... 2023. 4. 23.
[7세] 2022년 4분기 대화 기록 # 9/17 방포레 신과 윌리웡카 (그리스 로마 신화를 보다가) 엄마! 엄마는 방귀를 빵빵 뀌니까 방포레 어때? 엄마는 방포레 신이야! (짧은 단발로 머리를 자른 엄마를 보더니 아빠한테 다가가 귓속말로 소근거린다.) 아빠! 엄마 윌리웡카 닮았어! # 9/24 생각의 기분와 입의 기분 (엄마의 말이 바뀌자) 엄마는 어제 생각과 입이 달랐나보네. 생각의 기분와 입의 기분이 달랐어? #10/1 이것이 나의 매력 자기만의 노래를 만들어 부르는 데에 재미를 붙인 아들. 씻기 전에 옷을 마구 벗어서 집어 던지며 노래를 불렀다. "벗어 던집니다~ 벗어 던집니다~이것이 나의 매력~ 이것이 나의 매력!" # 10/5 해찬이가 줄곧 부르는 노래 "빼빼로가 우리집에 놀러왔어요. 뺴빼로 먹고 뺴뺴로 먹고 뺴빼로 먹고 뺴뺴로 .. 2023. 1. 3.
본격적인 40대에 들어섰다. 1)배우고, 2)기여하는 40대를 살고 싶다. 공감가는 누군가의 글을 발견해서 저장해둔다. 2023. 1. 2.
2022년 한해 정리, 그리고 2023년 맞이 2022년도 충실히 보냈다. 팀장으로서 처음부터 끝까지 전 과정을 이끌어 나가며 무사히 프로젝트를 마쳤고, 시장에서도 회사 내부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물론 과정의 힘듦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프로젝트 후에는 조용히 이직 준비를 시작했다. 성과를 내서 인정받았다는 만족감보다 한 회사에 너무 오래 있었다는 고민, 그래서 고인 물이 되며 정체될 수 있다는 두려움이 더 컸다. 나이, 경력 모든 것을 고려할 때 지금이 이직 적기라고 판단했다. 이직이 확정되고 퇴사 인사를 드리러 사장님께 갔을 때 사장님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직원의 성장이 회사의 성장을 못 따라가는 경우도 있지만, 회사의 성장이 직원의 성장을 못 따라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앞으로 나도 더 좋은 회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앞으로 장.. 2023. 1. 1.
고인 물이 되었다 한 회사에 몸담은 지 올해 8년차. 회사에서 어느덧 짬밥이 차서 나도 사람을 뽑는 입장이 되니, 다른 회사들의 구인 공고를 참고삼아 보는데 아찔하다. 발전이 없는 고인 물이 된 기분이다. 관심 있게 보고 있는 m사는 편집자에게 할 줄 아는 데이터 분석 툴, 마케팅 툴이 뭐냐고 묻는다. 자기 경력을 노션으로 정리해서 보여달란다. 나는 한글이랑 엑셀만 알지, 그 외 툴은 써본 적도 없다. m 사 같은 곳이 성장하겠는가, 아니면 나 같은 사람이 사람을 뽑는 회사가 발전가능성이 있겠는가? 자기 반성과 회한의 메타인지 팽팽 돌아간다. 내 나이는 중년으로 가고 있는데, 이렇게 도태되고 있는 건가 싶어서 입이 마른다. 오죽하면 이 새벽에 일어나 키보드를 두드리고 있겠는가. 업계에서 나름 높은 연봉, 편한 근무 환경,.. 2022. 9. 20.
[7세] 이대로만 자라다오 9월 14일의 대화 #1 = 해찬아, 어린이집 졸업할 때 울 거야? + 아니 = 왜? 안 서운해? + 응. 안 서운해. = 왜? + (학교 가면) 더 할 게 많아진다니까 뭔지 궁금해서. #2 = 엄마는 회사 그만두고 해찬이랑 놀러다니고 싶다. + 나는 어린이집을 그만둘 수는 없어. 해찬이는 (공동육아 어린이집을 다니는) 오늘이 행복하고 (어린이집 졸업 후) 내일이 궁금한 아이로 자랐다. 어른이 시켜서 의무적으로 해야하는 일로 하루를 채우지 않고, 자기 안에서 나온 호기심과 즐거움이 이끄는 매일을 살았다. 초등학교에 가서도 해찬이의 삶이 그러길 바란다. 해야할 숙제와 의무를 따라가느라 허덕대는 게 아니라, 지금처럼 호기심과 즐거움이 동기의 원천이 되어 자기주도적으로 놀고 공부하면서 하루를 꽉 채우길 바란다. 2022. 9. 16.
[7세] 그간의 대화들 # 일어나지도 않은 일 (6/6) = 해찬아, 나중에 크면 결혼도 하고 애기도 낳아서 살아라. + 엄마아.. 걱정하지마. 왜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자꾸 이야기 합니까? # 일인도 (6/19) + 엄마, 사람이 안 사는 섬이 무인도잖아. 그럼 한 명이라도 살면 일인도야? = 으하하하하하 + 왜 웃어!!!! 웃지마, 불편해! # 표현력이 시인급 (6/24) + 해찬아, 눈이 아파? = 눈이 목마르다고 했어. # 잠꼬대 기록 (6/ 26) 해찬이가 자다 말고 갑자기 소리를 질렀다. "밥 먹으면서 티비 볼 거야!!!" 그러더니, 한참 뒤에 또 깔깔 웃었음. # 나 돈 많아 (7/27) 해찬이는 요새 머리를 기르고 있다. 찰랑찰랑 길게 기르고 싶다고 하여 내버려 두고 있다. 그런데 길어진 앞머리는 정말 못 참겠더.. 2022. 9. 12.
생일 전 날 9월 9일이 생일인데 추석 귀향길 차 안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건 억울해 + 해찬이 비염 심해져서 병원에서 약 받아야 돼 + 밀린 접종도 해야 돼 + 상경 후 기분이 좋으려면 집이 깨끗해야 되니까 청소 필요 이러한 생각이 겹치고 겹쳐 오늘 오후 반차를 냈다. 살이 익을 것 같은 가을 햇살을 기분 좋게 맞으며 자전거를 씽씽 돌려 도서관으로 달려가서 연휴 동안 볼 해찬이 책(마법천자문에 빠져있음), 내가 볼 만화책 빌리고(집 근처 도서관은 만화책도 있다) 책도 읽었다. 평일 낮의 도서관은 쾌적 그 잡채. 정신 없이 책장을 넘기다보니 어느덧 5시. 다시 자전거를 달리고 달려 어린이집으로 갔다. 5시가 넘어도 아이들로 북적거리는 건 공동육아 어린이집밖에 없을 것이다. 연장반 모둠 준비를 하고 있던 해찬이는.. 2022. 9.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