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134 다큐 <엔딩노트> 막내딸이 기록한 아빠의 암 투병과 마지막 이야기를 다룬 다큐다. 죽음을 맞이하는 인간의 사례 중 모범 사례로 손꼽힐만한 태도와 과정을 보여준다. 나도 저렇게 죽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고학력 일본 중산층이니까 가능할지도 모를 상황이지만, 그런 맥락을 다 차치하더라도, 눈물은 쏟아지고 가슴은 먹먹해진다. 부모님이 결혼하고 감독의 언니가 태어났을 70년대부터 집에는 비디오카메라가 있었는지, 영상 중간중간 가족의 역사를 짐작하게 하는 동영상 기록과 사진이 많이 나온다. 역시 일본 버블세대는 달라! 한편으론 나도 사진과 영상을 많이 남겨둬야겠단 마음을 먹었다. 동영상 쪽에 비중을 더 둬서. 인류 최대의 적인 게으름을 극복하지 못하고, 사는 게 너무 귀찮아져서 그냥 빨리 죽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도 .. 2013. 5. 20. 살이 찌는 이유 살이 팍팍 찌고 있다. 맛있는 걸 먹고 안 움직이니깐!!!!!! 홍대 유명 고로케집 두 군데 모두 들러 테이크아웃하여 맥주와 냠냠 평미가에선 어복쟁반을 ~ 집에선 간단하게 오불이가 유방암을 염려할 정도로 틈나는대로 자몽 하나 오렌지 하나 넣어 갈아마시고 찜닭이 급땡겨서 자전거 타고 먼길 달리기까지 배가 불러도 매콤한 게 먹고싶어 비빔국수 먹고 홍대 호우에선 이것저것 다 먹어보고~ 발명가 오불이덕에 집에서 정종도 데워 먹고 광화문 가든플레이스 베니니에도 가고~ 여의도 마마스에서 치즈와 탄수화물 잔뜩 섭취~ 몹시에 가서는 단 거 잔뜩 처묵처묵 새우랑 브로콜리 넣고 혼자 스파게티도 해먹고 동네에 호치킨이 생겼길래 당연히 방문하여 치킨 한마리 사온다. 열심히 노동하여 생강차도 두통이나 만들어두고 먹고 에베레스트.. 2013. 5. 19. 영화 <해피이벤트> 프랑스니까, 모든 면에서 우리보다 더 나은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임신과 육아가 한 고학력 여성에게 가져오는 정신적 혼란이 얼마나 큰지, 질이 성적기능은 완전히 소진하고 통로의 수단으로서만 기계적으로 다뤄지고 적나라하게 노출되는 낯선 경험에 한 여성이 어떻게 피폐해지는지를, 보는 사람이 고통스러워질 정도로 그려낸다. 왜 여성이 아이를 낳은 후에, 남편과의 관계가 소원해지고 부부가 멀어지는지 드라마스러운 작위는 다 빠지고 매우 현실적으로 자연스럽게 보여준다. 두 남녀가 사랑에 빠져 바로 동거에 들어가고, 결혼같은 과정 없이 바로 임신과 출산에 이른다는 지점에서 한국과 너무나도 다른 문화를 기본으로 깔고 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임신, 출산, 육아' 쓰리콤보는 만국공통으로 여성에게 너무나도 큰 고통과 짐이다.. 2013. 5. 18. 제대로 해라 다음 웹툰 다이어터가 유료로 전환되어서 단행본 샀다. 다이어트를 떠나서 이 부분은 전반적인 내 생활에 해주고픈 말이었음. 정신이 든다. 난 수지가 되고 싶지 저 부장처럼 되긴 싫다고오! 2013. 5. 2. 세바스티안 실바의 영화 <하녀> 3월 29일, 남편과 봄. EBS금요극장. 칠레영화. 1. 최고의 엔딩. 라켈이 워크맨을 귀에 꽂고 달리는 마지막 장면은 잊을 수 없을 것이다. 다시 떠올리자, 가슴이 벅차다. 모든 이야기를 지닌 것들은 시작과 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시작과 끝이 훌륭하면, 보통의 재주꾼들도 그 가운데 여백을 얼마든지 다른 매력적인 스토리를 넣어 만들 수 있다. 오히려 제대로 된 시작과 끝이 아무나 못하는 어려운 일이다. 영화 의 처음 장면은 영화 끝에서 비로소 이해되는데, 그 순간 소름이 돋았고, 소설 의 엔딩에서는 울고야 말았다. 평생을 안고갈 죄의 시작이었던 연이 이제 다시 구원의 작은 가능성으로 돌아오니까 어찌나 수미쌍관이 맞는 시작과 끝이 던지 감동이 없을 수가 없었다. 이처럼 이거 좀 괜찮다 싶은 것들은 모두.. 2013. 4. 1. 완소 아이허브 후기 ♡ - 2 몇 개월 전부터 사용한 제품의 뒤늦은 리뷰다. 몇 달 써보지 않고는 리뷰 절대 안 씀! 1. Nubian Heritage, African Black Soap Bar, 5 oz (141 g) 저녁 세안용인 폴라초이스 클렌저와 아침 세안용인 세타필 클렌저가 아직 절반이나 남았지만, 새로운 화장품에 대한 호기심을 이기지 못하고 아이허브에서 사람들의 폭풍 리뷰를 받고 있는 이 제품을 구매하고야 말았다. 한번도 써보지 않은 제품임에도 불구하고 무려 6개나 주문했었음. 나는 영어 리뷰도 별점이 적은 것부터 꼼꼼히 읽어보는데, 읽으면 읽을 수록 팔랑귀가 되어서 말이지.... 거품이 얼마나 나나 궁금해서 어느 블로거의 동영상까지 찾아보고 구매 결정했음 크크 써보고 반해버렸다. 어머니께도 드려봤더니, 기초는 메리 케이 .. 2013. 3. 19. 요네하라 마리 나는 요즘 김중혁의 를 읽는 중이다. 작년 이맘때쯤 하나에게 선물받은 책인데, 잘 모르는 저자의 산문은 영 당기지가 않아 책장 한 켠에 두고 미루고만 있었다. 산문이나 에세이는 일종의 남이 읽으라고 일부러 펴둔 신경써서 쓴 일기같은 거라고 생각해와서, 저자가 친숙하지 않으면 별로 궁금하지가 않다. 그렇게 한 동안 잊고 있다가, 우연히 다시 이 책을 꺼내 읽기 시작했다. 김중혁씨의 유머코드는 나와 65% 정도 맞는다. 빵 터지는 부분도 있지만 어떤 건 도무지 웃기지가 않는다. 그는 버라이어티 프로에 환장하고 주성치 영화에 지나치게 포복절도하며 쓰러진다는 점에서 나와 100%는 아니다. 단, 이 분의 인생에 대한 편한 자세 (책 제목 자체가 뭐라도 되겠다! 가 아니라 뭐라도 되겠지~ 다. ㅋㅋ)와 신선한 발.. 2013. 2. 25. 내 삶의 일부, 된장국 방학을 맞아 피부과에서 피부 손질을 좀 하였다. 얼굴에 여섯개나 난 사마귀를 레이저로 지지고, 다시 나기 시작한 점들까지 손을 좀 봤더니, 도저히 밖으로 나돌 비주얼이 아니게 되었다. 고로, 도서관에 가서 책 읽겠단 애초의 계획은 무너지고 집에 박혀 있다. (사실은 면세점에서 쇼핑도 하고 영화도 보러 가고 할 것은 다 했지만...) 집에만 있으니 집밥만 자연스레 먹게 되는데, 그 중 가장 자주 해먹는 것은 된장국. 계속 먹어도 안 질리고 쉽게 만들 수 있는 건 된장국밖에 없다. 나의 소울푸드나 마찬가지인 된장국에 계란말이를 거의 늘 곁들여 먹는다. 다 식은 된장국에 뜨거운 쌀밥을 말아 먹어도 맛있어! 일주일 동안 벌써 두 솥 분량을 해치웠다. 여기서 잠깐, 초간단 레시피로 만드는 기름코표 된장국을 소개해.. 2013. 1. 7. 영화 <존 말코비치 되기> * 12월 16일 남편과 집에서 감상 1. 맥신에 관하여 맥신은 존 말코비치 속으로 들어가지 않았고, 들어가는 것도 원치 않았던 유일한 사람이다. 크레이그 슈와츠나 그의 아내 라티는 모두 자기 삶에 싫증을 느끼고 있었고 다른 사람이 되어보는 것에 엄청난 흥미와 매력을 느꼈던, 맥신과 대척점에 선 사람들. 그들은 맥신에게 점점 빠져든다. 내가 생각할 때 그 이유는 맥신이 흔들리지 않는 자아를 지닌 자신감 있는 사람이기 때문. 호불호의 표현이 무례하게 여겨질 정도로 뚜렷하고, '존 말코비치 되기' 보다는 '맥신 되기'에 더 관심이 많아 보인다. 주변의 사랑과 에너지를 흡수하여 더욱더 반짝반짝 별처럼 빛나는 사람들의 공통점을 맥신에서 찾아볼 수 있었다. 2. 라티와 크레이그에 관하여 라티는 남편에게 싫은 소리.. 2012. 12. 17. 이전 1 ··· 10 11 12 13 14 1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