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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이면서개인적이지않은133

요즘 좋아하는 것 아들이 일어나기 전에 후딱 쓰는 일기. 이렇게 틈날 때마다 꼭 써야지! ㅠㅠ #김동식 작가 김동식에 빠졌다. 도서관에서 김동식 단편집을 모조리 빌려다 읽는 중이다. 김동식 작가의 글을 어떤 장르라고 해야할지 모르겠는데, 작가 본인은 초단편 소설이라고 명명한다. 짧은 단편 안에 세상을 성찰하는 우화가 기가 막히게 잘 들어가 있다. 도대체 끝이 어떻게 끝날까? 궁금해하면서 읽다보면 대개 재미난 반전에 소름이 끼치고 가끔은 실소가 나온다. 어린 시절 스필버그의 어메이징 스토리를 즐겨보고 로알드 달의 뒷목 서늘한 반전이 있는 단편 소설을 좋아했던 사람이라면 김동식도 무조건 좋아할 것이다. #식물 여러 계기로 식물 키우기에 빠졌다. 넓어진 집을 꾸미기 위해 인스타를 통해 모르는 이들의 집들을 구경하다가, 식물이 .. 2022. 3. 14.
2022 토정비결을 봤다! 와, 좋다! 좋은 것만 기억하며, 내년 한 해도 열심히 살아야지! 나 자신 파이팅! 2022 총론 밤새 얼어붙었던 가슴 섶을 풀어헤치고 훈훈한 숨을 토해내며 마침내 힘차게 기지개를 켭니다. 언 강물 위에 하얀 발목을 조심스레 적셔보니 이미 봄이 찾아 와서 몸이 힘들지 않고 청아한 기운만을 받으실 것입니다. 얼었던 강물이 녹아 마음을 적시니 대지에 풀들도 그 향기로 보답하는 시기입니다. 들판에 꽃이 만개하니 나의 부귀와 영화를 상징할 것이요. 봄은 작은 씨앗 하나만 가지고도 풍요로운 가을의 수확을 꿈꾸는 부푼 처녀의 가슴과 같습니다. 어렵다고 생각한 일들은 이미 지나간 일들이고 새롭게 찾아올 기회만 생각하라는 뜻입니다. 과거의 어려움이나 고난은 성공을 위한 밑거름이 될 것이니 앞으로는 사소한 일이라도 반드.. 2021. 12. 7.
결혼 10주년 해찬이 다섯 돌(여섯 살) 기념 + 10주년 기념으로 가족 사진을 찍었다. 이혼해 ? 말어? 하면서 어영부영 하다보니, 10년이나 같이 살았다. ㅋ 이건 해찬이 네 살 때, 즉 결혼 8주년 때 찍은 사진이다. 내가 이때 인생 최고치 몸무게를 경신했는데, 매해 새롭게 경신하고 있다. 하하 올해는 맞는 옷이 없어서 티셔츠 입고 찍었다. 눈물... 결혼 3주년 때는 홍콩& 발리여행을 갔었지. 결혼 5주년은 조리원에서 정신없이 지나갔다. 나머지 결혼 기념일은 뭘 했나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 그나마 8주년은 사진이라도 남았네. 앞으로 매해 결혼 기념일에는 이렇게 사진이라도 남겨야겠다. 올해는 사진도 찍고, 남편이 예쁜 화분도 사줬고, 마누라 기분 좋으라고 청소도 했다. 같이 처음으로 1인당 9만원짜리 오마카세 코.. 2021. 5. 30.
베우는 아무나 하는 게 아니야! 나는 한때 한예종에 재학중인 배우에게 연기를 배웠다. 아이를 키우며, 회사에서 정신없이 다가오는 일들을 쳐내고 사는 삶에 염증을 느낄 무렵이었다. 서른 이후에는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사람이 드문데, 나는 그 드문 일을 해내는 사람이라는 데에 충족감을 느꼈다. 주말에 아이를 남편에게 맡기고, 연기 선생님을 만나러 당산동에서 석관동을 오가는 시간 동안 조용히 책을 읽는 시간도 좋았다. 연습실에서 미친 년처럼 울고 뛰고 했던 건 지금 생각하니, 낯부끄럽다. 상황만 주고 알아서 해야하는 즉흥 연기는 정말 지금 생각해도 얼굴이 새빨개진다. 길지 않은 기간이었지만 연기 수업에서 여러가지를 알차게 배웠다. 특히, 인간의 행위를 목적과 수단의 틀로 분석하는 법을 배운 것은 지금까지도 유용하게 써먹는다. 목소리를 비롯해.. 2021. 4. 30.
아이가 원하는 것 육아가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대개 경제적 능력의 한계로 아이에게 원하는 만큼 해주지 못할 것을 미리 자책한다. 내가 이걸 어떻게 아냐면, 나도 그중 하나였기 때문에 안다. 나도 아이를 낳기 전에는 해줄 수 있는 한계치를 가장 크게 걱정했다. 나중에 영어 유치원 안보내줬다고 원망하면 어쩌지, 저 비싼 교구들 난 못 사주는데, 연예인 육아 프로에 나오는 넓은 집 나는 못 해주는데 하는 걱정들. 하지만 내가 아이를 키워보니, 아이가 원하는 것은 그게 아니었다. 아이는 비싼 장난감, 넓은 집을 원하지 않는다. 엄마와 함께 하는 시간을 원한다. 엄마가 옆에서 다정하게 바라봐주는 것을 더 좋아한다. 엄마가 수시로 사랑한다고 말해주는 것, 자기 전에 동화책을 읽어주는 것, 밥 먹는 모습을 사랑스러운 눈길.. 2021. 3. 16.
3월 14일 일기 아침10시부터 snpe 커플 레슨을 간만에 참여하고, 12시에는 같이 아이 키우는 지인과 만나 맛있는 식사. 사이드 프로젝트 2차 기획 회의 겸 수다 타임. 올해 5월이 되면 결혼 10주년이다. 결혼 자체는 참 모든 것이 시시해져가지만, 결혼과 출산, 육아라는 경험을 통해 끊임없이 나를 확장하고, 다양한 사람을 만날 수 있었다. 오늘 만난 지인도 육아라는 키워드로 엮인 사이. 연애는 애인 자체가 목적이 될 수 있고 연애를 이끄는 강력한 동기가 되지만, 결혼은 남편이 목적이 되면 불행해진다. 왜냐면 관계가 생활이 되면 필연적으로 실망이 많아지고, 설레지도 않기 때문. 남편에게 모든 것을 기대고, 남편만 바라보는 삶은 그런 면에서 백퍼센트 망한다. 인생에서 결국 중요한 건 결혼을 하든 안 하든 어떻게 살지 .. 2021. 3. 14.
뉴노멀 시대의 새해 맞이 결혼하고 나서 처음으로 혼자 맞는 연말과 새해다. 코로나 천명 돌파 때문에 아들은 지방 시댁에서 지내고 있고, 그에 맞춰 남편은 12월 마지막 주는 쭉 연차를 내고 본가에서 아들과 지내고 있다. 아들은 지금 서울에 안 오고 싶어한다. 자기는 평생 전주에서 살고 싶고 엄마, 아빠는 주말에만 봐도 괜찮다고 한다. 아침마다 일찍 일어나서 빨리 하라고 채근하는 엄마를 따라 어린이집에 다니는 게 딴에는 여간 피곤한 게 아니었나 보다. 전주에서는 시간이 넘치는 할머니, 할아버지와 하루 온종일 붙어서 놀고 먹으니 좋은가 보다. 나는 쭉 재택 근무를 하다가 30, 31일은 휴가를 내고 집에서 잉여짓을 하며 푹 쉬었다. 아무도 없는 집에서 책도 읽고, 영화도 실컷 보고 뒹굴뒹굴. 수영장만 없지, 이게 호캉스가 아니고 무.. 2021. 1. 1.
사회 생활하며 처음 있었던 일 어제 출근해서 책상 위 거울을 보자마자 깜짝 놀랐다. '맙소사, 화장을 안 하고 왔네?' 사회 생활하면서 화장을 안했음을 인지조차 못하고 나간 것은 어제가 처음이다. 내가 요새 얼마나 정신 빼놓고 사는지 알 수 있는 한 장면이다. 등하원에~ 집안일에~ 회사 업무에~ 공동육아 어린이집 일에~ 사이드 프로젝트에~ 삼십 대는 정말 엄청 바쁘고 정신없이 살아내고 있다. 2020. 7. 23.
죽음 앞에 선 인간 “야, 당장 내일 지구가 멸망한다고 하면 뭐할래?” 곧잘 뭉쳐 다니던 스물 언저리들은 극단적인 질문을 던지고는 쓸 데 없는 고민을 하며 지루한 공강 시간을 견뎠다. 유명한 누구는 지구에 종말이 찾아온대도 내일의 사과나무를 심겠다고 했다는데, 필부필부들은 죽음을 앞두고 생각이 빤했다. 시답잖고 모양 빠지는 말이나 오갔다. 당시 나는 또 살 뺀답시고 주지육림과 절연한 상태였으므로, 위산이 분비되지 않을 때까지 먹다 죽겠다 했다. 지금 와서 저 때를 돌아보니, 지들 몸뚱이만 신경 쓰면 되는 참으로 속 편한 인생들이었다. 그때부터 십 수 년이 흘렀다. 걸려 넘어지는 돌부리는 여럿 있었지만, 허무맹랑한 일은 여전히 공상으로 즐기는 무탈한 세월이었다. 사실 따지고 보면 수많은 현대인은 조선시대 세종대왕보다 더 잘 .. 2020. 3.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