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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도로휴게소

폭식과 과식의 나날 3

by 기름코 2011. 1. 26.

 

캄보디아에선 밥은 적당히 냠냠



캄보디아 씨엠립에 도착 후, 첫 식사. 이 한그릇이 5000 끼엘로서, 1500원 정도. 
5000끼엘이지만 캄보디아에서는 달러로 계산해도 무방하다. (1달러= 4000끼엘)단, 거스름돈은 끼엘로 준다. 딱 2달러로 맞춰서 내려고 같이 시켜본 바나나 주스는 연유를 너무 많이 넣어서 심하게 달았다. 연유 말고 딴 것도 뭐 넣던데, 생각해내지 않는 게 좋을 것 같다. 볶음밥엔 검은색 그을음같은 미세 조각들이 덕지 덕지ㅜㅜ
솔직히 중간에 숟가락 내려놓고 싶었다. 가격도 다른덴 4000끼엘인데 더 비싸면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노점. 한번 가보고 썩 마음에 들어 저녁은 계속 이 집에서 먹었다.
주인이 아가씨와 아줌마의 경계에 계신 여자분인데, 윗집과 달리 테이블, 컵 등이 딱 봐도 청결하고, 볶음밥에도 그을음 같은 건 전혀 묻어있지 않다. 이 집의 얼음컵은 어쩐지 신뢰가 가서, 가져간 콜라도 부어 먹었다. 후식으론 바로 옆에서 파는 빙수를 먹었다.

캄보디아 볶음밥이나 국수는 태국과 라오스처럼 그 나라만의 엣지가 느껴지지 않아 ㅋ
 이런 작은 얼음컵은 동남아 어디에 가도 그냥 다 나온다. 태국같은 경우 80원을 받는 가게도 봤다.




이것은 캄보디아 전통음식으로서, 이름은 아목이다. 이것이 나의 캄보디아 베스트였다. 밥과 함께 먹는 건데, 아목만의 독특한 맛과 분위기가 있어 우리나라 음식과 비교할 만한 게 없다. 아목 가루는 따로 팔기도 해서 그 가루를 사다가 한국에서 한번 해볼까 하는 마음도 들었으나, 막판까지 계속 떠먹다 보니까, 뒷골이 살살 땡기는 뻐근한 맛이 느껴지길래 그 마음은 저스트 마음에서 그쳤다. 설명하기가 참 어려운 이 아목의 맛에 대해서 확실하게 표현 할 수 있는 한가지는, 먹으면 참 건강해질 것 같은 맛이라는 것 ㅋㅋ
아목을 먹은 곳은 유명한 레스토랑이었는데, 이름이 캄보디안 레스토랑이었나???? 가물가물




앙코르와트 관광하고 점심시간에 숙소 근처로 돌아와 사먹은 국수. 일본인이 하는 가게다. 카레가 주 양념인데, 아삭거리는 양파가 참 맛있어서, 나중에 카레가루를 뿌려 양파를 볶아 반찬을 만들어보면 좋겠단 생각을 했다. 면도 꼬들거리고 괜찮았는데, 일본 라멘에 들어가는 면 같았다.
이 국수 자체는 괜찮았으나 같이 먹었던 사람들이 평소 사회생활이 걱정될 정도로 불친절하고 무뚝뚝했던 부부라서 (뚝뚝 요금 쉐어 때문에 하루는 어쩔 수 없이 같이 다녀야 했다 ㅠㅠ) 음식에 대한 추억이 반감된다. 역시, 행복한 식사란 음식만 좋아서는 안 되고, 함께 하는 사람까지도 잘 어우러져야 한다.




과일만은 폭식 폭식


캄보디아 과일은 매우 맛이 좋다. 다양하게 먹어보고 싶었지만, 위가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신세계 백화점에서 엄청 비싸게 팔고 있었던 망고스틴 위주로 잔뜩 먹었다.
오이시이~오이시이~  나의 혀와 위가 과즙으로 촉촉히 젖어들 때의 행복이란!!!
망고스틴은 관광객이 많은 시장에서 1kg에 2.5달러에 팔았는데, 현지인 시장 가니까 1.5달러. 나한테 친절하게 한국말로 호객했던 과일가게 훈남아저씨가 미워졌다. 거기 진짜 자주 갔는데 깎아주기는 커녕 바가지나 씌우고.  나는 사실 저질영어밖에 못하는데, 미국에서 온 사람인 줄 알았다고 띄워줄 때부터 알아봤어야 했어.  

망고는 과일가게에서 알아서 손질해 준다. 1kg에 1.5달러. 동남아 망고는 은은한 단맛과 함께 특이하게도 감자 전분맛이 난다. 그래서 쌀밥에 망고를 반찬으로 해서 먹는 것일까란 생각이 들었다. 아니면 원래 생망고 자체가 그런 맛인 것일까? 망고는 가공품으로밖에 안 먹어봤으니 내가 뭘 아나.

몽키바나나는 커다란 한 덩어리에 달랑 1달러다. 까먹어도 까먹어도 끝이 안나는 무한대 과일. 한국의 서민인 나는 태어나서 몽키바나나라는 것을 동남아에서 처음 먹어보았다. 어찌나 찰지고 달고 맛있던지. 먹을 것에만은 돈 안 아끼는 오불이한테 한국에서도 사먹고싶다고 하려 했는데, 지에스 마트에서 가격보고 바로 입 닫았다.

두리안도 커다란 한봉지에 1달러. 두리안은 워낙 껍데기가 혐짤이라, 속 알맹이만 다 도려내서 봉지에 넣어 판다. 알맹이만 있다해도 냄새도 좀 그렇고,  일단 맛 자체가 밍밍해서 앙코르와트 원숭이들에게 다 뿌렸다. 파인애플도 바나나도 두리안도 다 사진을 찍어 뒀는데 왜 없는 거지. 생각해보니 라오스 육포도 분명 사진을 찍었는데 말이야.  
갤스 짜증나~!

망고스틴도 까먹고 몽키 바나나도 훌렁훌렁 벗겨 먹고 하는 통에 나의 손엔 재앙 강림.
이 때 손톱에 낀 때가 죽어도 안 빠졌다. 안 그래도 겨드랑이 제모 못해서 어깨위로 팔 못 들고 다녀서 불편했는데, 이젠 엄지손가락까지 구부리고 다녀야 해서 울고 싶었다. 나와 함께 한국까지 온 이 때는 물에 불려서 간신히 빼냈다. 여행 마지막즈음 태국에서 제모하고 느꼈던 행복과 자유를 이 때를 빼고 나서 다시 한번 느꼈다.
휴. 맛있는 놈들은 전반적으로 다들 허들이 높아. 높은 칼로리, 높은 가격 아니면, 뭐 꼭 이런 식으로 사람 골탕먹이고 있어.



앙코르와트 호수를 바라보며, 시원한 나무 그늘에 앉아 맥주를 마셨다. 시원한 바람이 맥주의 풍미를 높였다. 바람이 어찌나 시원하게 부는지, 바람 자체가 무더운 날씨 캄보디아에선 최고의 안주라는 생각이 들었다. 앙코르 3일 관광 중에 이틀을 자전거로 돌았는데, 알코올의 힘이 없으면 불가능했다. 숙소랑 유적지 왕복할 땐, 차들이 도로에 하도 많아서 무서웠는데, 술이 도운 듯. 3일 동안 웬만한 건 다 봐야한단 생각에 쫓기듯 이 자릴 떴지만 일주일권 끊어서 관광했다면, 하루 날 잡아서 여기서 술만 마셨을 것 같다.
         싸이였으면 두개 사진 붙여서 씨익 웃는 걸로 연출했을 것인데, 아쉽다.





똔레삽에서 돌아오는 길에 발견한 현지인 시장. 자전거를 구석에 단단히 묶어 두고 구경에 나섰다. 여기서 사먹은 거라곤 망고스틴이랑 찐 자색고구마 및 미지의 구근류밖에 없지만 이것도 나름 먹거리에 관계된 사진이니까 :) 
꼭 우리네 시골장같은 곳이었는데. 차이가 있다면, 민물고기들이 얼음에 누워있지 않고 다들 퍼덕퍼덕 뛰고 있었다는 거 정도. ㅋ 난 유년 시절을 시골에서 보내서 그런가, 이런 장만 보면 마음이 막 편안해지고 좋고 그렇다. 외할머니 생각도 나고.


반숙 계란을 윗껍질만 깨서, 간장을 넣어 반참 삼아 먹는다. 얼핏 병아리 형상이 보인 것도 같았는데, 내 뇌는 그 영상을 재빨리 놓아버린 것 같다. 긴가민가 하구나.
어찌 됐든 계란과 간장은 아시아인 공통의 미각센스로군요!




사탕수수 즙!!!!!!! 진짜로 맛있다. 매우 기분좋은 자연스런 단맛이고 건강한 맛이다.>.</
옛날, 우리 동포들이 타국에서 사탕수수 노동자였을 때, 이 즙만큼 좀 실컷 드셨을까?
얘는 생긴 건 허들 높게 생겼는데, 만드는 사람만 허들 높지 먹는 사람은 완전 편해서
더더더욱 좋았다. 1000끼엘로, 300원 정도. 하나 더 사먹고 싶었지만, 이미 방광은 꽉 찼는데 주변에 화장실은 안 보여서 꾹 참았다. 어떤 본능이 우월한가는 이 때 밝혀졌다.





마지막 날 밤엔, 이 클럽 앞에 있는 야외 술집에서 숙소에서 만난 언니 둘과 숙소 사장님 두 분과 함께 맥주를 마셨다. 맥주통이 특이하게 생겨서 사진으로 남기고 싶었는데, 후레쉬가 없는 갤스는 암흑으로 찍어놔서 참 아쉬웠다. 우리가 여기에 앉아서 캄보디아 여인들의 외모를 품평했는데, 아무도 그녀들의 몸매는 까지 못했다. 이상한 쫄바지를 입고 있어도 얼굴을 분으로 떡칠을 해도, 몸매만큼은 정말 엑설런트!!!  
술값은 숙소 (씨에립 앙코르지아 호텔) 사장님이 다 쏘셔서 죄송하면서도 참 고마웠다. 숙소에 돌아와서 과일안주랑 맥주도 주셔서 폭풍감동. 앙코르지아의 젊은 오빠, 멋쟁이 사장님 만세 만세 만만세. 숙소도 최고로 좋았어요!!  








마지막으로  햇빛 과식폭식 사진


긴 줄을 이겨내고, 허리를 굽신굽신대며 사진 한장 찍어달라 구걸한 결과가 이거지만  난 울지 않아. 



                손가락이 나를 위에서 내리치려해도 나의 마음은 끄떡없는 걸





이제 식도락 시리즈는 끄- 읏 진짜 끄-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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