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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가는건전지84

언제까지 그럴 것 같아요? 그리하여 어느 날, 사랑이여 -최승자 한 숟갈의 밥, 한 방울의 눈물로 무엇을 채울것인가 밥을 눈물에 말아먹는다 한들 그대가 아무리 나를 사랑한다해도 혹은 내가 아무리 그대를 사랑한다해도 나는 오늘의 닭고기를 씹어야하고 나는 오늘의 눈물을 삼켜야 한다 그러므로 이젠 비유로써 말하지 말자 모든 것은 콘크리트처럼 구체적이고 모든 것은 콘크리트 벽이다 비유가 아니라 주먹이며, 주먹의 바스라짐이 있을 뿐, 이제 이룰 수 없는 것을 또한 이루려 하지 말며 헛되고 헛됨을 다 이루었다고도 말하지 말며 가거라, 사랑인지 사람인지, 사랑한다는것은 너를 위해 죽는 게 아니다 사랑한다는것은 너를위해 살아, 기다리는것이다 다만 무참히 꺾여지기 위하여 그리하여 어느날 사랑이여, 내 몸을 분질러다오 내 팔과 다리를 꺾어 네 꽃 .. 2011. 1. 8.
잃어버린 유년시절의 꿈, 샤갈 Chagall 퐁피두 센터 전시회에서 딱 한 점 보았던 샤갈의 그림 . 고운이와 감상하러 갔었는데, 창피한 줄도 모르고 실제로 본 샤갈 그림 앞에서 눈물을 질질 흘렸던 기억이 난다. 아! 유아적이면서도 아름다우며, 몽환적이고 환상적이었던 샤갈! 나중에 샤갈이 다시 한국에 오면 꼭 보러 가야지 하고 결심했었다. 그 샤갈이 한국에 온 줄 모르고 있었다가, 아침에 인터넷으로 전시회 검색하다가 알아내고는 오늘 당장 보러 갔다 왔다. 오후 4시부터 감상 시작해서 폐관하는 9시 가까이까지 있다 왔는데, 나한테 시각이 있음이 진심으로 감사할 정도로 아름다운 색채들의 잔치였다. 그 독창적인 구도하며, 상상할 수도 없었던 표현력!! 수준 높은 어린애의 낙서라고 생각될 수도 있는, 한편의 동화같은 세계에 다녀온 기분이다. 오색찬란했던 .. 2011. 1. 6.
풀꽃같은 그대의 이름은, 연인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 나태주의 시, 한 눈에 예쁘고 멋진 사람도 근사하지만, 자세히 봐야 예쁜 건 더욱 소중한 것. 셀카가 난무하고 자기애가 하나의 이데올로기로 자리잡은 시대에, 나 외 타인을 오랜 시간을 들여 자세히 바라보게 됨은 그것 자체로 흔치 않은 경험.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그 한 줄에 난 왜 그리 가슴이 짠해지고 눈에 물이 찼는지. 나는 우리가 자세히 보아야만, 오래 보아야만 알 수 있는 그런 매력을 지니고 또 서로가 그것을 알아채고 소중히 여길 수 있어서 행복해. 지금 이 순간만큼은, 장미가 아닌 풀꽃이라 행복해. 2010. 11.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