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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이면서개인적이지않은

고인 물이 되었다

by 기름코 2022. 9. 20.

한 회사에 몸담은 지 올해 8년차. 회사에서 어느덧 짬밥이 차서 나도 사람을 뽑는 입장이 되니, 다른 회사들의 구인 공고를 참고삼아 보는데 아찔하다. 발전이 없는 고인 물이 된 기분이다.
관심 있게 보고 있는 m사는 편집자에게 할 줄 아는 데이터 분석 툴, 마케팅 툴이 뭐냐고 묻는다. 자기 경력을 노션으로 정리해서 보여달란다. 나는 한글이랑 엑셀만 알지, 그 외 툴은 써본 적도 없다. m 사 같은 곳이 성장하겠는가, 아니면 나 같은 사람이 사람을 뽑는 회사가 발전가능성이 있겠는가? 자기 반성과 회한의 메타인지 팽팽 돌아간다. 내 나이는 중년으로 가고 있는데, 이렇게 도태되고 있는 건가 싶어서 입이 마른다. 오죽하면 이 새벽에 일어나 키보드를 두드리고 있겠는가.
업계에서 나름 높은 연봉, 편한 근무 환경, 안정적인 성과에 매몰되어 내가 너무 안주했다. 편한 거 찾지 말고 신입 때부터 일을 제대로 배울 수 있는 회사로 가는 게 맞았다. 데이터에 근거해서 제대로 된 기획과 전략 수립을 해본 적은 있나? 브랜딩을 해본 적은? 이제야 부랴부랴 데이터 분석 틀이 뭐가 있나 살펴본다. 파이썬, R, 엑셀, SQL, 태블로, POWER BI, 구글 애널리틱스.... 와 엑셀, 파이썬 말고는 들어본 적도 없다. 편집자는 기획, 글쓰기 능력이 필수인데, 기획을 오너한테 끌려가듯이 했지, 내가 스스로 뾰족하게 전략적으로 해본 적은 없다. 아찔하다. 내가 여기서 안주할 동안 세상은 저 앞으로 성큼 나가 있다.
지금 당장 해볼만한 일은,
- 노션 공부해서 노션으로 내 경력과 업무 역량 정리해 보기
- 기존에 쓰고 있는 엑셀이라도 분석 기능 보강하여 익혀보기
- 유명한 디자인 툴, 마케팅 툴, 데이터 분석 틀을 만져라도 보기
커리어를 교육 출판이 아니라 콘텐츠 기획으로 확장하려면, 지금부터라도 뭐라도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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