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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이뭐길래

[7세] 그간의 대화들

by 기름코 2022. 9. 12.

# 일어나지도 않은 일 (6/6)

= 해찬아, 나중에 크면 결혼도 하고 애기도 낳아서 살아라. 

+ 엄마아.. 걱정하지마. 왜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자꾸 이야기 합니까?

 

# 일인도 (6/19)

+ 엄마, 사람이 안 사는 섬이 무인도잖아. 그럼 한 명이라도 살면 일인도야?

= 으하하하하하 

+ 왜 웃어!!!! 웃지마, 불편해! 

 

# 표현력이 시인급 (6/24)

+ 해찬아, 눈이 아파?

= 눈이 목마르다고 했어. 

 

#  잠꼬대 기록 (6/ 26)

해찬이가 자다 말고 갑자기 소리를 질렀다. 

"밥 먹으면서 티비 볼 거야!!!"

그러더니, 한참 뒤에 또 깔깔 웃었음. 

 

# 나 돈 많아 (7/27)

해찬이는 요새 머리를 기르고 있다. 찰랑찰랑 길게 기르고 싶다고 하여 내버려 두고 있다. 그런데 길어진 앞머리는 정말 못 참겠더라. 이마를 다 덮고 눈까지 덮으려고 해서 사람이 음침해 보이고, 시력도 나빠질 것 같았다. 그래서 자르라고, 자르라고 그렇게 설득을 해도 어린이의 마음은 요지부동. 마침내 해찬이가 제일 좋아하는 돈까지 유인책으로 쓰는 나. 돈 준다고 하면 해찬이가 바로 넘어올 거라고 확신했다. 그러나..........

= 해찬아, 앞머리 자르면 엄마가 돈 줄게. 

+ 나 돈 많아. 통장에 백 만원 넘게 있어. 

 

# 팥빙수 배 (7/27)

= 해찬아, 오늘은 저녁 먹고 나서 뭐 먹을까? 

+ 엄마, 우리 팥빙수 먹자. 팥빙수를 하도 안 먹었더니, 팥빙수 배가 쪼그라 들었어.  

 

# 꿈고구마 (8/2)

해찬이와 자기 전에 끝말 잇기를 했다. 김해찬은 단어가 아니라 문장형으로 하는 등 제멋대로 하고 있는데, 가끔 말도 안 되는 걸로 우겨서 나를 웃길 때가 있다. 

= 00꿈.  

+ 꿈고구마! 

= 해찬아, 그건 군고구마라고 해야지. 꿈고구마 어딨어?

+ 꿈꼬구마가 왜 없어? 그냥 구우면 군고구마고 더 맛있게 구우면 꿈고구마지! 

 

# 기다려줘병 (8/8)

+ 엄마, 나 이것 좀 해 줘.

= 해찬아, 기다려. 

+ 엄마아~~

= 해찬아, 기다리라니까. 

+ 엄마, 엄마는 기다려줘병에 걸렸여? 계속 기다리라는 말만 하네. 

 

# 번개 방구 (9/3)

+ 엄마아~~ 엄마아!!!!  나 똥 다 쌌어!! 

= (서둘러 똥을 닦아주러 감) 자, 닦아줄게. 

+엄마, 나 똥 많이 쌌지? 똥 살 때 번개 방구가 나왔는데, 엄마도 소리 들었어? 

 

# 뭐 그게 어때서 (9/4) 

= 해찬아, 너 손오공 같아. 

+ 왜?

= 얼굴에 장난기가 가득 해. 

+ 뭐, 그게 어때서?

 

# 저야말로요 (9/4) 

해찬이는 요새 <마법천자문>에 심취하여 천자문과 한자 대결에 빠져 있다. 심지어 한자를 손으로 쓰고 싶다고 계속 졸라서 서점에서 천자문 쓰기 교본까지 사다줬을 정도. 암튼 그래서 나는 요새 틈만 나면 한자 대결을 하자고 나를 들들 볶는 김해찬을 상대하느라 힘들다. 

+ (한자 대결 중) 엄마, 왜 엉터리방타리 한자를 썼어?

= 뭐어? 기가 막힌다. 

+ 저야말로요. 

 

# 빵빵 에어컨 (9/12) 

= 해찬아, 이따 미술관 갈 때 잠바 입어야 돼. 미술관이라 에어컨을 빵빵 들거든.

+ 빵빵? 에어컨이 방구를 껴? 

= 아니, 세게 튼다는 소리야.

+ 그럼 세게 튼다고 해야지 왜 빵빵 튼다고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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