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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가는건전지

밀회 7회 "만민이 평등하다, 내가 내 주인이다!"

by 기름코 2014. 4. 8.

 

 

 

1.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또 다른 핵심이 담겨있는 상징적 장면.

 

초라한 얼굴 초라한 옷차림의 조선족 식당 아줌마.

VS

그들처럼, 명품을 온 몸에 휘감고 고급 살롱에서 관리 받는 윤기나는 머릿결과 피부를 하고 앉아 있지만 그 대가로 가장 더러운 일을 도맡아 하고 있는 혜원. 

 

가진 것이 없어도 물질을 똥으로 볼 수 있는 사람과

가진 것이 없어서 물질을 놓지 못하는 사람의 극명한 대비.

 

사랑하지도 않으면서 돈과 지위 때문에 재벌 회장 비위맞추며 사는 릴리한과

두 번 살 섞어보니 맛없어서 차버렸다고 패기있게 말하는 아줌마 역시 엄청난 대비 효과.  

 

평등하게 살지 못하고 자신이 자기 주인되지 못하는 오혜원에게

아줌마가 외치신 명대사는 길이길이 가슴에 남으리.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청소 용역 직원 한 명과 회사 오너 한 명이  

실은 다 똑같고 대등한 인간이라는 것을

자꾸 망각하게 하지요.

 

 

2.

동경과 욕망이 없으면

그들은, 그것들은 아무 것도 아니다.

세상에는 혜원같은 사람이 아줌마같은 사람보다 많으니까

그들이, 그들이 가진 것이 여전히 참 대단해질 수 있는 것.

 

실은 대상의 가치는 그것에서 기원하는 것이 아니라 외부에서 오는 것이다.

 

3.

고운이가 예전에 했던, 여러 야구 카드 중에 인기 야구 카드는 생산자가 결정한 희귀 카드의 종류, 갯수에 의해 좌우된다는 말.

 

즉 개인의 욕망은 실은 온전히 그의 것이 아니라 누군가의 결정에 의한 것일지도 모른다는 것.

 

드라마에 빠져 부지런히 그들의 집, 패션, 몸매를 훑는 나를 보니,

나 역시 그러한 속성을 일부 갖고있었다는 부끄러운 성찰.

혜원처럼 "세상 이치 배운다고 생각해." 라고 결론내지 말자는 결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