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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뭐먹었어?

먹을 복

by 기름코 2013. 10. 28.
뭐든지 잘 먹는 우리 남편,
메뉴선정은 늘 아내에게 선택권을 주는 남자.
아내가 시키는대로 요기조기 잘 가는 남자.
하나 더 얘기하면,
입을 옷 없다하면 타박하는 게 아니라 옷사러가자고 날 이끄는 매우 이상한 남편이다. 자기 옷은 절대 안 삼.
근데 백화점은 아니고 한섬아울렛만 허용 ㅋㅋ
매년 초엔 선물로 백만원씩 준다. 자기한테 말하지 말고 사고싶은 거 사라고. 절대 현물은 주지 않지. 시커먼 속이 보여..
네 돈이 내 돈이고 내 돈이 네 돈인데 주는 게 무슨 의미가 있오. 어차피 다 저축인데. ㅋㅋ
지금까지 다 저축했다.

장새우 실컷 먹고싶다하니, 바로 은행골 데려가고
맛난 짬뽕 좀 먹자하니, 리스트만 뽑아놓으래, 히.
피자 먹고싶어서 시키면 자기는 별로 안좋아해도 같이 맛있게 먹어주고,
나 먹으라고 과일도 냉장고, 베란다 한가득 쟁여준다. 귤, 칠레포도, 복숭아,사과, 배에다가 시댁이 한자루 보내주신 국산호두, 키위 사먹으라고 따로 돈까지 보내셨지 히히.

귤도 주문한 거 오자마자
남편이 소금물에 다 씻어서 말린 뒤, 저온 숙성시킨다고 팩에 소분해서 냉장고에 정리까지 해줬다.
남편은 내가 볼 때 뼛속까지 주부야...

그래도 먹는 욕심 많은 나는
호텔 부페 내 집처럼 드나드는 사람이 부럽다.
가끔 사진 보면서 침 흘린다.
신라호텔 짱.. 한 끼에 둘이서 20만원이 넘어...
그래서 내년은 기념일 때마다 다른 외식 줄이고 갈란다. 일년에 두 번 외식하게 생겼네ㅋㅋ

소박한 식성이라 그동안 돈 안나갔지만
앞으론 남편 긴장 좀 해줘야겠어.

나는 더 맛있는 것을 먹고싶구나.


이건 그동안의 엄청 소박×100 식사들

불고기 브라더스.
달달한 불고기에 김치 얹은 게 주기적으로 당김.
비빔냉면도 너무 달다는 거 알면서 먹음.


여의도 짬뽕처럼.
홍합 껍질 벗기는 데에 십분 걸림.
국물이 짜지만, 홍합 한번 실컷 먹겠다면 추천.



이건 짜장. 맛은 지극히 평범.
남은 양념에 짬뽕면을 넣어 먹는 게 오리지널보다 낫다.



63빌딩 1층 에릭 케제르.
남편이 비싸다고 눈치줘서 소심하게 젤 좋아하는 에끌레르 하나 집었다.




여의도 열빈.
80년대부터 여의도 터줏대감인 식당.
어릴 때 엄마랑 자주갔던 인천 도리원이랑 비슷해서 향수를 자극했다.
여의도는 아파트, 아파트상가, 열빈 같은 식당들을 보면 초등학교 시절로 다시 돌아간 것 같다. 80-90년대의 풍경이 그대로 남아있음.






한달에 한번 꼭 가는 당산 강남.




여의도 엘리스파이.
맛은 지극히 보통인데 양이 압도적으로 많다.
애플파이가 손바닥보다 크고,
에끌레르는 다른 집 양의 두 배.
반면 가격은 양에 비해 싼 편.




집 앞에 새로 생긴 백반집.
뼈해장국도 팔고 돈가스도 팔고 부대찌개도 파는
알쏭달쏭 식당. 인근 회사원들의 점심을 노린 듯.

근데 의외로 넘 괜찮았다.
뼈해장국이 4500원인데 너무 맛있어!!!


심지어 기본으로 나오는 이 떡볶이가 너무 맛있다! 사장님께 떡볶이로만 가게 내도 될 것 같다고 말씀드렸다. 뼈해장국이랑 떡볶이 반찬 때문에 일주일에 세번 갔다.




중국집에 편중된 식사의 문제점이 보인다.
어릴 때 불고기&된장찌개, 도리원을 그렇게 좋아하더니, 커서도 이럼.

대학 때 자주 갔던 외래향도 그립지만,
멀어서 안 가게 된다. 아, 맛있겠다....
장어도 먹고 싶고, 아 배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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