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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가는건전지

요새 화제라는 <브리저튼>, 나에겐 항마력 테스트

by 기름코 2021. 2. 7.

넷프릭스 시청률 1위라기에, 궁금해서 봤다. 그런데, 난 도무지 몰입이 안 되더라. 1회도 간신히 참아내며 봤고 2회는 보다가 도저히 안될 것 같아 중간에 껐음.

1) 영국 여왕이 흑인? 

아니 퓨전 사극이라고 해도 정도껏 해야지 ㅋㅋㅋㅋㅋㅋ 몰입을 방해한 요소 중 가장 큰 하나는 흑인이 귀족 옷을 입고 나온다는 것! 자기들도 너무하다 생각했는지 완전 까만 흑인은 아니고, 피부빛이 푸에르토리코 정도 되는 피부 색의 흑인을 캐스팅했다. 이 정도면 pc(정치적 올바름)가 도를 넘은 게 아닌가 싶다. 심지어 아시아인이 영국 여왕 시녀로 나옴 ㅋㅋㅋㅋ. 아니 왜 아시아인도 귀족 옷 입히지 그랬어?

하...아무리 생각해도, 1800년대 영국 상류층 사회에 흑인, 아시아인이 웬 말인가요? 아니 영국 여왕이 흑인이 웬 말인가요? 이건 역사 왜곡이기도 하기 때문에 화까지 났다. 저렇게 말도 안 되는 상황에서 흑인들을 주연으로 등장시켜야, 흑인들의 인권이 올라간다고 생각하는 걸까? 이거 완전 우리나라 조선왕조실록 사극에 중전이 백인, 영의정이 흑인인 거랑 뭐가 달라? 

1800년대 영국이 과연 어떤 나라였는가? 산업혁명이 다 누구 덕이었던가 말이다.  바로 식민지 개척이다, 식민지! 산업혁명에 필요한 원료와, 급증한 생산량을 소화할 큰 소비시장은 다 그들이 수탈한 식민지에서 나왔다. 그들이 수탈한 대상에는 아프리카 흑인들, 인도 아시아인들도 예외가 아님. 그들이 당시에 정복한 식민지가 얼마나 넓었는지 '해가 지지 않는 나라'라는 소리까지 들을 정도였다. 영국인들이 세계사에 싸놓은 똥이 얼마나 많은지, 아 진짜 고개가 절레절레 흔들릴 정도인데, 브리저튼을 보면서 진짜 실소가 나왔다. 

2) 그러면서도 전형적인 남녀 관계

결혼과 무관한 성관계를 이미 실컷 즐기고 있는 (당대 기준) 난봉꾼 남자를 순결하고 나름 교육을 받은 당돌한 여주인공이 사랑으로 일부일처제에 귀속시킨다는 설정. 아, 진짜 진부하다. 가부장제, 외모지상주의, 계급 사회 등 모든 요소는 그대로 두면서 인종만 바꿨다고 혁신적인 스토리 듣는 상황이 이해가 안된다. 원래 저 시대는 가부장제, 계급사회가 있으니까 그것 자체를 까는 것은 아닌데, 인종은 마구 뒤섞을 정도로 파격적인 상황 설정을 하면서 저런 거 또 그대로 현실 고증을 하고 있으니 앞뒤가 안맞아 우스운 것. 

3) 하는 일이 먹고 똥싸는 거랑 연애밖에 없음 

다들 놀고 먹는 인생이라, 할 짓이 연애랑 섹스밖에 없다. 뭐 저시대 상류층의 삶이란 당연히 저랬겠지만, 왜 저걸 내 아까운 시간 들여서 봐야 하는지 전혀 구미가 동하지 않았음. 워킹맘인 나의 삶이 찌들고 찌들어서 그런가, 아침에 일어나서 시녀가 옷입혀주고, 밥도 시녀가 차려주는 거 먹고, 오후 활동은 독서, 피아노, 승마, 저녁은 파티인 꼬라지를 보면서 웃음만 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정말 시간 아까워서 당장 껐음. 아, 정말 드라마 보면서 이렇게나 몰입할 요소가 1도 없는 거 진짜 처음이었다. 다 보면 생각이 바뀔 수도 있으려나? 지금으로서는 계속 볼 유인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