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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가는건전지

나를 지켜주는 책 1 <약해지지 마>

by 기름코 2014. 8. 11.

언제나 손이 닿는 침대 머리맡에서

힘들었던 밤을 지켜주었던 책

 

 

 

 

 

1.

있잖아, 불행하다고

한숨짓지마

 

나도 괴로운 일

많았지만

살아 있어 좋았어

 

너도 약해지지마

 

2.

나, 죽고 싶다고

생각한 적이

몇 번이나 있었어

하지만 시를 짓기 시작하고

많은 이들의 격려를 받아

지금은

우는 소리 하지 않아

 

아흔여덟에도

사랑은 하는 거야

꿈도 많아

구름도 타보고 싶은 걸

 

3.

외로워질 때는

문틈으로

들어오는 햇살을

손으로 떠

몇 번이고 얼굴을

적시는 거야

 

그 온기는

어머니의 따스함

 

어머니 힘낼게요 

 대답하며

나는 일어서네

 

 

4. 

못한다고 

주눅 들지 마 

나도 아흔여섯 해 동안 

못한 일들이 

산더미야 

 

하지만 노력은 했어 

있는 힘껏.

있잖아, 그게 

중요한 게 아닐까 

 

자, 일어서서 

다시 해보는 거야 

후회를

남기지 않기 위해   

 

5.

나이를 먹을수록

하나씩 하나씩

잊어가는 기분이 든다.

 

사람 이름

여러 단어

수많은 추억

 

그래도 외롭다

여기지 않게 된 건

왜일까

 

잊어가는 것의 행복

잊어가는 것에 대한

포기

 

6.

쫓아다니며

사랑하던 이를

잊어버리는 용기를

갖는 게 필요해

 

시간이 흐르면

깨닫게 될 거야

 

너를

생각해주는

사람이 있어

 

아직 네가 깨닫지 못할 뿐이란다

 

7.

사람들이 친절을 베풀면

마음에 저금을 해둬

 

쓸쓸할 때면 그걸 꺼내

기운을 차리지

 

너도 지금부터 모아두렴.

연금보다 좋단다.

 

8.

홀로 살겠다고

결심했을 때부터

강한 여성이 되었어

참 많은 이들이

손을 내밀어 주었지

순수하게 기대는 것도

용기라는 걸 깨달았어

 

"나는 불행해.."

한숨짓는 네게도

아침은 반드시

찾아와

 

따뜻한 아침 

햇살이 비출 거야  

 

 

시의 형식을 띠고 있는

산전수전 다 겪은 할머니께서 어깨를 토닥이며 해주시는

따스한 말씀에

 이 젊은이는

부끄러워 얼굴을 붉히기도

소리내어 엉엉 울기도 하면서

여기까지 걸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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