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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채식주의자'에 대한 짧은 대화 맨부커상 수상으로 하도 화제라 벗들과 나눈 대화를 다시 찾아봄 2016. 5. 17.
요네하라 마리 나는 요즘 김중혁의 를 읽는 중이다. 작년 이맘때쯤 하나에게 선물받은 책인데, 잘 모르는 저자의 산문은 영 당기지가 않아 책장 한 켠에 두고 미루고만 있었다. 산문이나 에세이는 일종의 남이 읽으라고 일부러 펴둔 신경써서 쓴 일기같은 거라고 생각해와서, 저자가 친숙하지 않으면 별로 궁금하지가 않다. 그렇게 한 동안 잊고 있다가, 우연히 다시 이 책을 꺼내 읽기 시작했다. 김중혁씨의 유머코드는 나와 65% 정도 맞는다. 빵 터지는 부분도 있지만 어떤 건 도무지 웃기지가 않는다. 그는 버라이어티 프로에 환장하고 주성치 영화에 지나치게 포복절도하며 쓰러진다는 점에서 나와 100%는 아니다. 단, 이 분의 인생에 대한 편한 자세 (책 제목 자체가 뭐라도 되겠다! 가 아니라 뭐라도 되겠지~ 다. ㅋㅋ)와 신선한 발.. 2013. 2. 25.
지혜로운 이의 삶 내 의지가 가뭄철이라 비 좀 내려주려고 노력과 의지의 총체인 그녀의 책을 빌려읽어보았다. 읽으면서 생각한건데, ㅇㅅ 야말로 책을 내야하는 우수한 학생이 아니던가! 싶었다. 사실 미모도 그닥 뒤지지 않는단 말이야. :) 나나씨는 비판과 비난도 많이 받는 사람이라는데, 어찌 됐건 내게는 약과 같은 글이 되어 주었다. 그래서 나는 지난 번 웨이트로 근육통에 시달리고 있음에도 오늘 꼭 운동을 갈 예정이다. 1. 마음에 새길 만한 글귀 지혜로운 이의 삶 유리하다고 교만하지 말고 불리하다고 비굴하지 말라 무엇을 들었다고 쉽게 행동하지 말고 그것이 사실인지 깊이 생각하여 이치가 명확할 때 과감히 행동하라 벙어리처럼 침묵하고 임금님처럼 말하며 눈처럼 냉정하고 불처럼 뜨거워라 태산같은 자부심을 갖고 누운 풀처럼 자기를 .. 2011. 4. 27.
즐거운 나의 집 결국 밤을 새고는, 새벽 첫차를 타고 제제와 엄마를 만나러 집에 내려갈 것이다. 이 놈의 책 때문에. 1. 3월 2일부터 새 마음 새 뜻으로 분골쇄신하려 했으나, 잠친구로 삼은 책 한권이 잠원수가 되어 지금까지 깨어있다. 그 원수의 정체는 2009년 봄 코엑스 반디앤루니스에서 효진에게 선물받은 . 2년 전에는 3일을 붙잡고 온갖 나의 과거들과 조우하며 눈물 콧물 다 쏟으며 읽었는데, 오늘은 그 때보다 훨씬 금세 읽어버리고는 눈물 한 방울 없이 (하지만 약간의 코끝 찡함은 여전히) 빙그레 웃기까지하며 읽었다. '가족'이란 단어 앞에선 겉으론 씩씩한 척 해도 속으론 온갖 청승만을 부렸던 내가 2년이란 시간 동안 조금은 뽀송해지고 개운해졌나보다. 햇볕과도 같았던 오불이를 만나서 축축했던 마음을 바-싹 말렸기 .. 2011. 3. 2.
제 정신의 끝 난 그저 구름에 실려 두둥둥 떠가는 지구의 점 하나다. 난 그저 구름에 실려 두둥둥 떠가는 지구의 점 하나다. 저 점이 언젠가 빵 터지는 것처럼 어차피 모든 인생 끝이 있고 죽음이 있다. 너무 열내며 살지 말자. 분노와 미움이 많아질 땐, 외부가 아니라 내부에 문제가 있을 수도 있다. 미시마 유키오의 '제정신의 끝'처럼 세계의 외관은 전혀 변하지 않았는데, 어찌 나는 이리 평정의 끈을 놓으려고 하는가. 순간의 불쾌함도, 돌아서고 났을 때 치미는 분노와 욕지거리도 상대가 아니라 나의 문제일 수도 있지 않을까. 요새 내게 상처준 사람들이 떠오르고, 싫은 사람들이 차곡차곡 쌓여가니, 나만 괴로운 것 같다. 지나치게 말이나 과거에 집착하지 말고 상상력이라는 새신을 신고 미래만 보았으면. 진심으로. 올해는 '화'.. 2011. 1. 20.